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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일기

농어촌 민박 3년차의 이야기

by 산골부자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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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민박 어떻게 시작했어?

 농어촌 민박을 시작하려던 때는 한창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그당시엔 다니던 직장에서도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있어서 언제 그만둘까 고민중이었고, 마음 한 구석에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차올랐다. 하지만 내 자본금은 3천만원 정도 뿐인데, 이 돈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모한 결정이었다. 단지 회사같은 구조에서 평생 일을 못할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퇴사를 하고,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으로 무작정 내려왔으니. 

"아버지, 저 위에 하우스창고로 쓰시는 작은 땅 있잖아요.(80평남짓) 그 땅 제가 좀 쓰면 안될까요? 숙소를 하고 싶은데요."

저 말에, 아버지는 이 시골땅에 누가 찾아오냐, 그게 되겠냐...등 걱정어린 시선이 가득했지만, 갓 서른살 된 딸래미의 제안에 선뜻 오케이! 해주셨다.

우리 아버지도 참, 나만큼 추진력있고 뭐 새로 도전하는 건 참 좋아해서 그런지 함께 설레하셨기 때문에, 사실 시골에서 이런 비지니스를 시작하는데 있어 쉽게 진행되었다.

그렇게 땅을 아버지께 증여를 받아, 내 이름으로 땅 등기를 받고, 농어촌민박을 준비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농어촌 민박 준비는 어땠어?

 호기롭게 시작을 해 건축설계를 받고, 어떤 컨셉으로 집을 지어야지 직접 설계에 참여도 했지만, 역시나 자금이 문제였다. 하고싶은 건 많은데 돈이 부족하니 정말 더더욱 간절해지고, 절실해지더라. 당장 내 이름으로 대출을 받기는 어려웠다.(준공 이후나 되어야 주택담보를 받을수 있어서...) 집을 짓기 전까지, 부모님, 형제, 사촌...등 여러 도움을 받아 어찌 저찌 설계비, 건축비...등을 마련해서 정말 타이트하고 아슬아슬하게 집을 지어 준공을 받게 되었다. 이때 생각만하면 정말 얼마나 아찔하고 감사한지. 이렇게 시골에 무모한 짓(?)을 하는 나에게 믿고 자금을 내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민박시작 후, 주택담보대출 및 사업자금 대출을 받아 빌려주신 모든 분께 상환 완료.)

 아무튼! 준공을 받고 농어촌민박 허가를 받기위해 지역내 담당부서에 가서 신청을 하고 허가 조건에 맞는 전기 안전검사, 가스 검사, 현장실사 등을 받았다. 이것도 바로 바로 나오는게 아니라서 한 2주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농어촌 민박증이 나와 바로 세무서에 가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제 종소세의 세계의 발을 들이는 구나.' 앞이 막막했지만 설렜던 그 날이 생각난다. 

 농어촌 민박 준비의 모든 과정을 숙소 오픈 전 부터 약 10개월 정도 sns에 미리 올리며 팔로워를 늘리고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 이 부분이 첫 오픈때부터 1년 간은 거의 풀 예약이 가능하게 한 큰 마케팅 요소였던 것 같다. 물론 코로나 시기라 국내여행이 활성화 된 점도 크지만,

아무것도 없는 시골에 찾아오게끔 만든건 sns의 힘이 크다.

 

농어촌 민박의  수익은 괜찮아?

나는 독채로 운영하고, 다른 사람 안쓰고 아버지와 함께 둘만 일하고 있다.  마케팅은 sns 한개로만 운영중인데, 운이 좋은건 지 초반 팔로워가 많이 모이는 덕에 지금까지도 다른 플랫폼의 도움은 안받는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했던 코로나 시기에는 지금보다 3-40프로는 잘 벌렸던 것 같다. 다시말해 지금 매출은 그만큼 떨어졌다는 소리. 그 동안 너무 좋은 숙소들, 가성비 좋은 숙소들도 많이 생겨났고, 해외로 여행가는 여행객들도 많아지니 어쩌면 지금의 매출이 원래의 매출인 것 같다. 그래서 수익은 어떻냐... 솔직히 하루 일하는 것 대비(하루 3-4시간) 수익은 꽤 괜찮다. 하루 3-4시간 열심히 청소하고, 가끔 오는 손님 문의 받는 것 외에 자유시간이 너무 많다. 물론 내가 독채로 한채만 운영하기에 가능한 일겠지만, 욕심 안부리면 충분히 워라밸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솔직히 대출없이 자가로 운영가능하다면 주말만 꾸준히 차도 일반 회사원만큼의 월급정도는 충당된다. 하지만 난 대출이자의 노예기 때문에 열심히 홍보하고 평일 예약도 열심히 받아야하는 현실^^! 사는게 다 그런거지...

 

어떤 손님들이 주로 와? 진상손님들도 있어?

우리 숙소에 오는 손님들의 연령대는 정말 다양하다. 20-60대 까지. 모두 만족하시고 가는 편인 것 같은데, 주로 연인들이 왔다가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재방문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여름 손님들보단 겨울에 손님이 더 많은 것도 특이한 점이고(이건 우리 숙소의 컨셉 때문일 것.) 실제로 겨울엔 한달에 2-4팀은 재방문 손님인 점도 특이하지. 그리고 진상에 대해 말하자면... 1년에 2-3번 정도 꼴로 꼭 오는 것 같다. 이 숙소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퇴실을 어떻게 하고 나가냐만 봐도 그 사람들의 교양수준?에 대해 파악이 된다. 생각보다 아주 정갈하고 매너있게 퇴실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고, 또 그런 점에 나도 많이 배우게 된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데 어떻게 좋은 손님만 있을 수 있겠나 싶고, 이런 저런 손님들 만나면서 경험치를 쌓아올리니 모든 손님을 좋게 생각하려 한다.

 

어느새 호스트 3년차가 되어서 청소 일도 몸에 익고, 홍보시기나 방법에 대해 조금은 수월해진 기분이 든다. 처음 목표가 3년만 잘 운영해보자 였는데, 이제는 5년차까지 목표로 삼아 열심히 달려보려 한다. 숙박업...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보고 경험해보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자영업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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